최고의 인재가 되는 가장 쉬운 방법

“100점 맞았어? 우와! 대단하다!”
학교를 다닐 때, 받아쓰기 100점을 받아오면 부모님께서는 맛있는 음식을 해주시고는, 제가 원했던 선물을 사주셨습니다. 칭찬도 빼놓지 않으셨죠. “우리 딸 대단하네! 반에서 1등이네!” 정말 좋은 이야기였습니다. 계속 듣고 싶었습니다.

100점을 맞지 못했을 때는 어땠냐고요? 다음에 잘하면 된다는 말로 심심한 위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제 앞에 있던 빨간 소나기가 휘날리는 시험지를 보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원래 아는 거였는데’, ‘아.. 또 실수했네.’라는 생각이 들었고, ‘찍는 것도 실력’이라는 말처럼, 문제를 찍어서 답을 맞힌 친구가 부럽기도 했습니다.

뭐든지 잘해야 1등인 세상입니다.
“얼굴은 공부 잘하게 생겼는데, 실제로는 못하네?”
성적표를 보고 담임선생님이 저에게 했던 말이었습니다. 저는 국영수가 아닌 다른 과목에 흥미를 느끼던 아이였습니다.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것, 식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서 산에 있는 생명들과 호흡하는 것. 신문을 읽고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자연과 함께하는 것에 행복해하는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사회, 과학 성적이 높아도 주요 과목 성적이 낮아 전체 점수는 늘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에 슬픈반해 제 친구는 뭐든지 잘했습니다.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노래면 노래. 뭐 하나도 빠지지 않았죠. 그런 친구를 볼 때 당신은 어떤 감정을 느끼시나요? 부럽기도 하고, 질투도 나시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말로는 표현하지 못했지만 제 자신을 자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친구와 친하게 지낼수록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졌죠.

 


대학에서도 뭐든지 잘해야
1등인 세상입니다.
취업 8종 세트를 아시나요? 학벌, 학점,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 공모전 입상, 인턴 경력, 사회봉사. 여기에 요즘은 ‘성형’까지 추가되었다고 하는군요. 저도 이 8종 세트를 장착하기 위해 이것저것 다 하고 다녔습니다. 토익 시험도 쳤고, 전공 공부도 했고, 동아리에 들어가 공모전 준비도 했죠. 뭐든지 다 잘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 욕심과는 달리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간절히 원했던 시험에서 떨어졌고, 토익 900도 넘지 못했죠. 그런 상황에서 취업준비생이 되었고, 대기업 입사 서류를 쓸 때마다 스펙을 비교해가면서 ‘내가 잘 못 산거 아닌가?’라는 회의감에 잠들지 못한 적도 많습니다.

삶에서 여유는 존재하는가
서류취업 8종 세트를 쌓으면서 뭐든지 최고가 되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돈과 시간을 쏟아 부었습니다. 밤을 새면서 공모전 준비를 했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해서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공강 시간에는 자기 계발서를 읽었고, 신문을 읽었습니다. 토익 시험도 계속 치렀죠. 하루도 쉬는 날이 없었습니다. ‘와, 스펙 대단하겠네!’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면 감사하지만, 실제로 저는 스펙이 화려하지 않습니다. 한 번도 해외를 다녀온 적이 없고, 대단한 자격증 하나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취업준비를 하면서 서류를 열심히 썼지만 빛의 속도로 떨어졌고, 그럴 때마다 계속 ‘토익 900’과 ‘학점’, 그리고 ‘자격증 개수’에 매달렸습니다. ‘토익 점수가 부족해서 떨어졌을 거야.’, ‘학점을 다시 메꿀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이 많았죠. 시간은 계속 흐르는 마당에, 돈이라도 얼른 벌어야겠다는 마음에 토익과 학점 등을 모두 기재하지 않는 곳으로 간신히 취업을 했습니다.

회사에서도 뭐든지 잘해야 1등인 세상입니다.
어느 벤처회사에서 근무를 한 적이 있습니다. 사내 게시판을 새롭게 만들라는 지시에 저는 최선을 다해서 기획안을 짜고,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이미지를 검색하고, 필요한 정보를 넣고, 디자인도 깔끔하게. 저는 만족했습니다. 사수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왜 확인도 받지 않고 네 멋대로 진행해?”라며 얼굴을 붉혔습니다. 결국 시간은 시간대로, 노동은 노동대로 들여가면서 다시 만들어야 했죠. 밑에 있는 사람으로서 사수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실수였습니다.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착각이었습니다.
일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비위도 잘 맞춰야하일고, 먼저 행동해야 하고, 뒤에서 좋은 말 안 좋은 말 다 들어가면서 대인관계를 계속 생각해야 하고. 사수가 힘들어하는 것 같으면 조용히 커피 한잔이라도 건네야 하는. 일과 대인관계를 모두 다 잡아야 했던 것입니다. 더구나 여직원이었던 터라 화장품, 가방, 옷, 구두까지 겉치레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아, 사회생활에서도 모든 걸 잘 해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언제쯤 최고의 인재가 될 수 있을까
잘하는 것 같으면 제 위에는 항상 잘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더구나 저는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도 아니었고요. 모든 과목을 잘하는 것도 아니었고, 대인관계에서 눈치가 없을 때도 많았습니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중간’ 뿐인 사람이었습니다. 잘하는 사람을 볼 때면 부러웠고, 질투가 났습니다. 항상 나보다 잘하는 사람은 있고, 나보다 잘나가고, 행복해보이고. 도대체 나는 언제쯤 최고가 될 수 있을까? 점점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최고의 인재들은 타고나는 걸까요?


최고의 인재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

불행제일 위에 있는 사람들은 밑을 내려다보며 과연 행복해할까, 궁금했습니다. 실제로 대학에 다녔을 때, 스펙이 화려한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행복하냐고요. 아이러니하게도, 그 친구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스펙이 화려할수록 더 화려한 사람이 나타나는 게 무섭다고 했죠. 하나만을 위해 달리다가 언제쯤 푹 하고 꺼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소위 ‘번아웃’이 되는 건 아닐까 두렵다고 하더라고요. 예상외의 답변이었습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같은 학교 출신의 친구가 자기보다 직급이 높으면, “아, 나도 얼른 승진해야하는데..”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을 많이 목격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 분도 충분히 잘하는 것 같은데, 자기 자리에 대해 늘 부정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잘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계속 부러워하고, 자책했습니다. 혹시 당신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언제 이 고민은 끝나는 걸까요?
‘나도 저렇게 되면, 내 시간 마음껏 쓰면서 여유를 누려야지’, 시간이 있는 것이 여유라고 생각하고, 스펙 쌓기를 중단하면서 학교와 집을 오고가는 것 빼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부자’를 자청한 적이 있습니다. ‘시간이 많으니 너가 할 수 있는 것 다 할 수 있겠네. 부럽다’ 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그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극심한 불안함이었습니다. 나는 그대로인데 주변 친구들은 앞서나가고 있고, 계속 뒤처지는 듯한 두려움. 그 불안함과 두려움은 점점 눈덩이처럼 커졌고, 회피했지만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았습니다.

꼴
작년에 이 고민을 가지고 꼴통쇼라는 한 프로그램에 챌린저로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제 스승님이기도 하신 신태순 대표님이 그 당시 강연 연사로 나오셨습니다. 저는 그 무대에서 고민을 털어놨습니다. “다른 사람이 하라는 것 다 했는데, 그리고 여유가 있어보려고 시간부자가 되어보기도 했는데. 도대체 내가 내 인생을 사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나를 알기 위해서는 여행을 떠나라? 새로운 환경을 마주해라?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아라?
저는 이런 답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과 대표님의 답변은 전혀 달랐습니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실제 여유인 것은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자기 자신과 관련된 글을 매일 써보세요. 분량에 상관없이, 그리고 그것을 블로그에 올리시고요.”

과연 그 미션이 나에게 하는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그 미션을 받은 날부터, 매일매일 나와 관련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당신은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말에 쉽게 대답할 수 있나요? 저는 저에 관해서 글을 쓰는 것이 너무나도 어려웠습니다. 이름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지 나는 아니고, 내 직업이 나도 아니고. 나는 뭘까.. 계속 고민하다, 처음에는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썼고, 그 다음에는 그 일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적었습니다. 처음에는 감정을 쓰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내가 진짜로 느꼈던 감정인지도 확신이 들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매일 글을 쓰다 보니 하나 둘, 패턴이 보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하니까 나도 해야 하고, 좀 더 잘해서 최고가 되어야한다는 생각이 많았던 것입니다. 내가 사는 이유가 사람들과 항상 ‘같아지기 위해서’, 혹은 ‘그 사람보다 잘하기 위해서’ 였을 정도로 말입니다. 그들과는 다른 나만의 강점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왜 나는 그 사람처럼 되지 못할까’ 에 대한 자책과 원망이 글에 가득했습니다.

키보드매일 나에 대해 글을 쓰면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회사에 적응하지 못해서 쫓겨나기도 했고, 빛이 들지 않는 고시원에서 몇 날 며칠 밤을 새기도 했고, 뭐든지 잘할 것이라는 주변의 기대를 무너뜨리면서 사람들과 한없이 멀어지기도 했죠. 그 상황에서 제가 했던 건 오로지 나에 관한 글을 썼던 것뿐입니다.

하지만 글을 써가면서 하나 둘씩 생각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왜 다른 사람의 시선에 그렇게 집착했는지를 알게 되었고, 그런 상황을 버틴 걸 보며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렇게 살기보다는 나에게 집중해야겠다는 새로운 다짐도 생겼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어렵습니다.
매일 글을 쓴지 몇 백 일이 지났고, 지금도 매일 쓰고 있습니다. 글의 분량도 늘었고, 생각하는 깊이도 좀 더 깊어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나와 대화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내가 힘들어했던 상황을 다시 마주해야 하고, 마주할 때면 글 쓰는 것을 관두고 싶어지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다른 사람에 맞춘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를 마주한다는 것에서 나와 친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하나, 둘 터득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고의 인재가 되는 가장 쉬운 방법
국어사전에 ‘최고’라고 검색하면, 가장 높은 것, 으뜸이 될 만한 것이라고 나옵니다. ‘가장’이라는 말에는 여럿 가운데 어느 것보다 정도가 높거나 세게라고 나와 있기도 하고요. ‘최고’라는 뜻 안에는 비교라는 말이 들어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비교의 대상이 다른 사람의 스펙, 혹은 그 사람 자체가 되면 힘들어지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물론 나의 발전을 도와주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 사람을 이기지 못했을 때 받는 타격은 예상보다 큽니다. 잠깐 기분이 안좋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오는 우울증까지 그 충격은 다양한 형태로 다시 나에게 돌아옵니다.

최고의 인재가 되기 위해서, 결코 나의 에너지를 다른 사람에게 소모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다른 사람의 말에, 다른 사람의 스펙에 울고 웃어 왔다면, 지금부터는 오로지 나만을 생각하고, 나에게만 집중하는 연습을 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은 저도 지금 계속 연습을 하고 있고, 힘들 때마다 외부의 환경을 탓하기 보다는 나에게 집중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혼자는 힘든데, 저와 함께 하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서로 손을 잡고 묵묵히 위로 향하는 담쟁이 넝쿨처럼, 함께 손을 잡고 같이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성장하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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