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의 함정을 극복하는 방법

하고 싶은 일이 많아요

저는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흥미진진한 일이고, 그것을 나는 할 거라고, 하고 싶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특히 부모님께 많이 말하고 다녔습니다. 목표를 말하는 것은 가슴이 뛰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일이었습니다. 매해 1월 1일이 되면 다이어리를 사서 목표를 적어나갔습니다. 이번 목표는 꼭 이뤄야지, 다짐했습니다. 다이어리를 샀다고, 여기에 이런 목표를 적었다고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부모님도, 친구들도 응원해주었습니다. 꿈은 꼭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너의 열정을 응원한다고 말이죠. 나의 목표를 누군가가 응원해주다니, 정말 행복했습니다. 목표만 생각해도 두근두근 거렸습니다. 하루빨리 이것을 이뤄서 좀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었습니다. 인정받는 친구, 인정받는 딸이 되고 싶었습니다.

제일 하고 싶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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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일 하고 싶었던 일은 멋진 무대 위에서 강연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방대생이었던 저에게 유명한 사람들을 보는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이따금씩 유명한 사람들이 와서 하는 강연을 보면서 저는 ‘언젠가 나도 저 무대에 서리라’ 다짐했습니다. 더구나 유투브에 매일 올라오는 <세상을 바꾸는 15분>, <강연 100도씨> 등의 강연 영상들은 마음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나 꼭 강연을 할 거야!”
예전에도 그랬듯이,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목표를 말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처음에는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말이 계속되자 반응이 차가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에이, 말도 잘 못하고 스토리도 없는데 너가 무슨.’이라고 말이죠. 더구나 무대공포증이 있던 저는, 그런 말을 듣자 더욱 위축되어 갔습니다. 왜냐하면, 그때 당시 유명한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아무것도 아닌 사람 중 한 명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연사들의 강의 스킬은 대단했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로 청중을 웃게도, 울리기도 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들을 수 없는 다양한 사례를 이야기했습니다. 말하는 것은 물론, 목소리도 굉장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제스처도 자연스러웠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보면서, 국내 유수한 연사들의 많은 강의를 들으면서 제스처와 목소리를 모두 따라했습니다. 대본을 외우기도 하고, 눈빛도 따라해 보려고 눈을 상하좌우로 굴렸습니다. 빈 강의실에 들어가 강의를 그대로 했습니다. 왼손잡이인 저는 오른손잡이인 연사들을 보고 억지로 오른손으로 바꿔보기도 했습니다. 재생 속도를 늦춰서 억양도 따라했습니다. 모든 것을 그 분들의 행동에 맞췄습니다. 마치 내가 스티브 잡스가 되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발표 무대를 목이 빠지도록 기다렸고,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실제 무대는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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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무대는 예상보다 심각했습니다. 연습을 계속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은 지금까지 겪었던 많은 두려움 중에 TOP3에 들만큼 강력했습니다. 100개가 넘는 눈이 저를 향했던 상황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땀뿐만이 아닙니다. 다리가 후들거려 단상 옆으로 한 발짝 떼기가 어려웠습니다. “안녕하세요.” 라고 말하면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긴장을 안 하는 척을 하려고 스크린 앞으로 나가다가 마이크 줄에 걸려서 넘어질 뻔한 적도 있습니다.

  “하하하하” 뒤에서 사람들의 비웃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당황하기 시작했고, 10분 내에 발표를 끝내라는 교수님의 말씀에 쉴 새 없이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박수를 받았지만, 억지로 치는 박수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 선배는 문을 박차고 나가며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말만 엄청 빠르네..’ 라는 면박을 줄 정도였습니다.

전문가처럼 못했다는 것에
많이 위축됐습니다. ‘좀 더 천천히 말할 걸, 떨지 말걸.’이라는 생각은 저를 감쌌습니다. 운이 좋아 몸이 떨리지 않으면 말이 다르게 나오고, 똑같은 말을 계속 말하고 있고. 말을 잘한 것 같으면 시간이 넘어가 있고. 천천히 말한다고 생각했는데 발표가 끝나고 ‘학생은 너무 말이 빨라’라는 피드백이 계속됐습니다. 한 가지를 해결한 것 같으면 계속 약점이 발견됐습니다. 매일 강의 영상을 보는데, 유명한 강의를 모닝콜처럼 듣고 따라하는데 왜 나는 그러지 못할까라는 생각에 빠졌습니다.

전문가처럼 보이려고, 목소리가 떨리면 스피치 컨설턴트를 만나서 문제점을 분석했습니다. 무대 앞에 섰던 것을 동영상으로 넘겨서, 보기 싫었지만 동영상을 보면서 스스로를 분석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전문가처럼 완벽한 강의를 하고 싶었습니다. 더 이상 억지로 치는 박수는 그만 듣기를 원했습니다. 자연스럽게 감동하는, 우레와 같은 청중의 박수소리를 단 한번이라도 듣고 싶었습니다.

완벽해지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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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시간 동안 부드럽게, 카리스마 있게 말하겠다는 목표와 함께, 청중 한 사람 한 사람의 눈을 맞추며, 나만의 무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봐왔던 강의는 그랬습니다. 그것이 나름대로 정한 저만의 완벽함이었습니다. 잠깐의 강연에도 환호하고, 끝나고 ‘역시 잘해’라는 평가를 해주기를 바랐습니다.

등하교를 하면서 발음연습을 한 것은 물론이고, 신문 기사를 스크랩해서 그대로 따라해 보기도 했습니다. KBS 9시 뉴스 앵커 발음을 녹음해보기도 했고, 실제로 아나운서에게 제 대본을 녹음해서 보내기도 했습니다.


완벽주의의 함정은 예상보다 많이 견고했습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왜냐하면 예상보다 완벽주의의 함정은 깊었기 때문입니다. 연습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실전 무대에서는 계속 말이 꼬였습니다. 말도 더욱 빨라지고 있었습니다. ‘말이 빨라지네’ 생각만 할 뿐,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오죽했으면 다른 사람이 한숨 섞인 위로도 해줄 정도였습니다. ‘그 정도면 됐어. 괜찮았어.’ 라는 말로는 그 함정에서 빠져나오기에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나는 역시 안돼’라는 생각만 강해질 뿐이었습니다. 점점 무대가 두려워졌고, 그 공포는 심해져갔습니다.

4언제까지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간에 목소리가 떨리는 현상을 고치려고 스피치 컨설턴트의 상담도 받고, 흔들리는 제 몸을 고치기 위해 다리를 묶고 발표 연습을 했습니다. 쉴 새 없이 말하는 저의 단점을 고치려고 일부러 친구를 불러서 빨라진 때마다 손을 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저를 괴롭혔던 약점을 어떻게든 극복하고자 하는 몸부림이었습니다. 발표를 계속 했지만, 제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강의를 흉내낼 수는 있었지만, 결코 제 것이 아니었습니다. 똑같이 따라하는 거울, 혹은 앵무새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완벽주의의 함정은 예상외로 영향력이 대단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초년생이 되었습니다. 중소기업에 인턴으로 들어갔는데, 3개월 동안 열심히 해서 정규직이 되고 싶은 열정, 상사 분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열망이 가득했습니다. 회사 문화 중에 책을 읽고 리뷰하는 발표 시간이 있었는데, 그 5분을 위해서 일주일동안 준비했습니다. 다행히 무사히 끝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곳에서 문제가 터졌습니다. 기존 일을 제대로 끝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발표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완벽하게 하려는 욕심이 과했던 것입니다. ‘곧 끝나가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라고 변명하며 완벽주의를 내세운 것입니다. 동료, 사수들의 질책과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완벽을 추구하다가, 완벽에서 점점 멀어진 것입니다.

                                                                            우연히 일반인의 강연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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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강의를 듣다보니, 유명하지 않은 일반인의 강연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말도 더 어눌하고, 긴장해서 ‘죄송하다’라고 말하는데도, 그 분은 꿋꿋이 강연을 이어갔습니다. 분명 저보다 발표를 못했습니다. 스킬도 부족했고요. 하지만 그 분의 솔직한 이야기에 사람들은 반응했습니다.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강연장 전체에 가득했습니다. 누구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만약 당신이 그 영상을 봤다면, 그 강연장에 가지 않았어도 모니터 앞에서 저절로 박수를 치고 있었을 것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요?


문제는 실력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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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발표하는 무대 위에서 말이 빠르고, 온 몸이 떨리고, 긴장했습니다. 그리고 발표를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의 뚫어질 듯한 눈빛에 압도됐습니다. 물론 예전보다 제스처, 눈빛, 말투 등은 나아졌지만 앵무새처럼 대본을 읽었으며, 시간 내에 발표를 끝내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일반인 연사는 달랐습니다. 떨려도, 사람들이 반응이 없어도 묵묵히, 꿋꿋이 발표를 이어갔습니다. 어설펐지만 그 분은 끝까지 발표를 마쳤습니다. 거기에 사람들은 반응한 것입니다. 결코 강의 스킬이 아니었습니다. 스킬만 따졌다면, 그 강의는 한참 초보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그 동영상을 본 뒤로, 강의 스킬이 다가 아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스킬을 아무리 자유자재로 구사한다고 해서 완벽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 전의 저는 완벽한 스킬이 발표를 결정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스킬이 좋으면 더 좋은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아직 본질을 쌓지 않은 상태에서 스킬만이 완벽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더욱 견고한 완벽주의의 함정을 만들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Y많은 사람들이 완벽함을 스킬로 생각합니다.
PPT를 만드는 데 디자인이 안 되서 ‘디자인 잘 하는 법’을 검색하고, 글을 잘 쓰고 싶은 데 못쓴다고 해서 ‘글 잘 쓰는 법’을 검색합니다. 실제로, 제 블로그 글 중에서 ‘글 잘 쓰는 법’이라는 키워드는 매일 상당한 조회 수를 기록합니다. 그만큼 누구나 잘하고 싶은 것은 당연합니다.

디자인을 잘 하고 싶으면, 먼저 해보고 실력을 쌓으면 자연스럽게 잘하게 됩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지금은 서툴더라도 써봐야 합니다. 일기도 써보고, 자기에 대한 질문도 해보면서 끊임없이 자기만의 스킬들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시중에 나온 일반적인 스킬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나만의 본질, 핵심내용을 쌓아야 합니다.

감사하게도 지금 저는 매주 1~2건의 강의를 열고 있습니다.
“언젠가 내 이름으로 된 강의를 하겠다!”라는 결심을 하고 어느덧 6년이 흘렀습니다. 수많은 발표 무대 앞에서 실패하고, 또 실패하면서 저만의 핵심을 쌓았고 지금도 쌓고 있습니다. 매일 발음 연습을 하고 강의안을 수정하는 작업을 계속합니다. 처음에는 마음에 드는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 강의를 하다보면 예상하지 못하는 일들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약점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점이 있기에 계속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완벽주의의 함정을 극복하는 법을 3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

  • 완벽함의 기준은 없습니다. 자기 스스로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 스킬을 따지면 따질수록 본질은 없는 빈 껍데기가 될 수 있습니다. 내용에 집중하세요.
  • 약점이 많은 것은 축복입니다. 스스로 정한 완벽함의 기준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입니다.

 어설픈 것이 당연합니다.
완벽한 것에 대한 기준은 없고, 함정은 스스로 만듭니다. 혹시나 지금 하고 있는 그 일에, 혹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완벽하게 하고 싶어서 스킬만 계속 쌓고 있다면, 진짜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상황은 언제 다가올지 모릅니다. 우선 상황을 마주하고, 약점을 계속 보완하면서 자기만의 완벽을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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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계속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강의 요청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약점이 많다는 것은 분명 축복입니다. 다른 사람이 안 좋은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무시한다고 해서 절대로 낙담하지 마세요. 공은 밑으로 떨어질수록 더 높게 튀어오르기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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